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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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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쉬운 명상 미로 처럼 얽힌 사연들이 너와 나를스치며 지나가며 만든 인연의 시간이 끝나면 나 하나의 안식처 침대에서 눈을 감는다. 나쁜 쪽 좋은 쪽 어느 쪽 의식은 온갖 상념으로 파도와 같이 몰려와 생각의 바구니를 넘어뜨리네. 호홉 한번에 하나 세고 호홉 한번에 둘을 센다. 처음은 들어쉬는 숨에 집중하고 나중은 내어쉬는 숨을 지켜본다. 열을 센 뒤에는 아스라이 먼 꿈결에 와있다.
이목구비와 동행하다.-자작시 이목구비와 동행하다.- 수카다르마 나이가 들어 세상을 살다보니 귀중한 줄 모르고 마구 대한 얼굴에는 이목구비라는 절친한 듯 무관심한 친구들이 있다. 무심산 듯 살아도 그래도 영원히 친구일 듯 싶은 그네들이 투정을 한다. 귀에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눈에는 거미줄 처럼 찰랑거리는 무늬 입속에선 얼른 쇳조각으로 고정하란다. 숨쉬기 조차 거북한 것은 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 ㆍ초를 애를 먹였던가. 남은 세월 같이 짊어지며 가야할 길이 저기에 있네.
묵언을 위하여 묵언을 위하여 하루를 마감하며 떠오르는 생각들 종일토록 많은 말을 했으나 의미있는 말 생명을 가진 말 얼마나 했던가?ㅣ 말 없음을 위하여 말을 했건만 돌아오는 건 심란한 수식어 뿐. 의미여 의미 있음이여 어디로 갔는가.
마땅히 당연한 줄 60대 나에게 새벽 네시는 하루를 여는 출발선이다. 새벽밥을 챙겨주고 도시락을 준비해 주는 아내의 모습이 당연한 줄 아는 세상의 흐름에서 뒤떨어진 걸 지금에사 알았다. 지극한 고마움은 당연함 속에 있다. 참 고맙다. 나의 뒤떨어진 모습마저 챙겨준 당신이여.
습관 아침이 되면 나는 좋은 사람이 된다. 괜찮은 말만 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 나는 나쁜 사람이 되어 있다. 남을 헐뜯고 비방한 내 모습에. 수십년을 깨끗한 마음을 가지고 싶어 했지만 수만 시간을 오염된 몸으로 걸어가고 있다. 선과 악의 본질은 아무런 색깔이 없지만 나의 선택을 이끄는 묘한 습관은 아직도 지니고 있다.
모밀 잣밤나무 욕지도는 경상남도 통영시 욕지면에 위치한 섬으로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욕지면의 중심이 되는 섬이자 가장 큰 섬이며 대한민국에서 36번째로 큰 섬이다. 섬 면적은 28.69 ㎢, 본섬 욕지도 외에도 우도, 연화도, 노대도, 두미도 등 유인도 10곳과 무인도 45여 곳 등 부속도서 55여 곳이 있다.욕지도의 모밀잣밤나무 숲은 동항마을 뒷산에 위치한 상록수림이다. 숲을 구성하고 있는 식물들로는 가장 대표적인 모밀잣밤나무 100여 그루 외에 항상 푸르른 나무인 사스레피나무, 보리밥나무, 팔손이, 생달나무, 모람, 자금우, 마삭줄, 광나무 등과 넓은 잎이 봄에 돋았다가 가을에 떨어지는 작살, 때죽나무, 떡윤노리, 개서어나무, 검노린재, 굴피나무, 청미래덩굴, 붉나무, 누리장, 두릅나무, 예덕, 칡, 계요등, 인동..
새벽에 새벽을 열어 밀치고 쿠팡이 온다. 헬스장도 사우나도 훤하다. 새벽을 잡아 당기며 첫번째 버스가 출발하고 어시장에선 경매가 한창이다. 철제 부스러기가 된 한 때는 고급 가전이 철 지난 트럭에 내동댕이쳐 지는 폐기물기사는 종이 컵에서 나는 커피향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신문이요 하는 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아직도 아침에 힘을 주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계신다.
낙엽을 쓸면서 떨어진 낙엽은 생명의 소멸 나무 가지에 매달린 이파리 겨울을 지내려 몸부림 치는 나무 몽통으로부터의 간절함이 마지막으로 환생하는 알록달록 단풍 잎 나는 마지막이 아니라 또다른 우주의 생명으로 태어날지라. 쓸어가는 빗자루에 사걱사걱 따라간다.